[밀리의서재/에세이]무엇을 위해 살죠? - 박진영(JY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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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서재/에세이] 무엇을 위해 살죠? - 박진영

'믿음'이 있어야 삶의 이유를 깨닫게 되는 것인가.

 

 내가 박진영의 인생에 대해서 궁금해하기 시작한지는 얼마되지 않았다.
어느 날 라디오스타에 나와서 자신이 죽지않고 계속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서 알고싶었다고 하면서 창문을 열고 하늘을 향해 왜 내가 태어난걸까요!? 왜 나를 계속 살게 하는건가요! 그 이유가 뭔가요! 라며 소리쳤다고 했다. 그런 말을 하는 그의 모습이 어린 시절의 나를 떠오르게 했다.

 이유가 있어서 태어났으리라고 생각은 했었다.
나는 크리스쳔은 아니지만 모든 인간은 단순히 부모님의 사랑으로 태어났을 리가 없으리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오긴 했다, 나를 태어나게 한 어떤 이유가 있었으니 세상에 나왔을텐데 하면서. 그래서 나의 사춘기는 또래 아이들보다 훨씬 스스로에 대한 물음표가 컸었다. 내가 태어난 이유는 뭘지, 그게 정말 궁금했다. 나는 쓸모없다고 생각해왔었기 때문에.

내가 어른들에게 혹은 언니나 오빠들에게 이런 말을 하면 그건 사춘기때의 방황이라며, 답을 알려 주려고 하거나 함께 고민해보려고하기보다는 그냥 공부나해, 라는 말로 궁금증을 잘라버렸다. 어른들의 단호함에 언젠가부터는 점차적으로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에 대한 물음표는 점점 작아졌다. 어쩌면 스스로에 대한 고뇌를 하는 그 시기가 지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작아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그냥, 흘러가는대로 살아가던 중에 라디오스타에 나와서 ‘무엇을 위해 이렇게도 치열하게 살아가야하는지’에대한 궁금증, 40이 되어서야 사춘기가 왔다는 말을 하던 그를 봤다.
그는 내 주변엔 없었던 그 누군가였다.
내가 어렸을 때 그렇게 궁금해 했던 같은 물음표를 가지고 끊임없이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서 궁금해 하던 사람, 그런 사람이였던 것이다. 그래서 이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가 궁금했다. 어린시절은 얼마나 화려했을지, 어떻게 연예계에 데뷔를 했는지 등등 그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그리고 물음표을 느낌표로 만들었는지도.

그러다 마침내 그가 에세이를 써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내가 궁금해했던 그의 삶을 그의 책으로 알 수 있을거라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다. 책의 3분의 1을 읽을 때까지는 참 흥미로웠다. 내가 궁금해했던-영어, 연예계 데뷔, 어린시절- 내용은 이 책으로 해결이 되었다. 더하여 그가 살아가는 이유, 삶의 목표가 ‘사랑’과 ‘특별한 남자’가 되고자 했기에 그렇게도 열심히 살아왔다는 것까지 알게되어서 놀랍기도했다.

그는 이 책에서 우리가 왜 태어났는지, 죽음 뒤엔 무엇이 있는지, 본인이 찾고 있던 것에 대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종교와 철학의 이름으로 답을 제시해 놓았으나, 본인이 찾고 있던 것은 본인과 같은 한계를 가진 인간의 대답이 아닌, 창조주의 대답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종교경전 중 창조주가 등장하는 책을 찾아보고 여러 책을 비교해보았을 때, 우주와 인간을 만든 창조자가 등장해서 그것을 왜, 어떻게 만들었는지 자세히 써놓은 책은 '성경' 한 권밖에 없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른 종교 경전들은 옆으로 밀려나고 성경을 파기 시작했다고 했다.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 종교서적을 공부했고,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를 알게되고, 이해하게 되고, 믿어지게 되었다는 그의 글을 읽는데,.. 솔직한 심경으로는... 크리스쳔이 아닌 내가 성경에 대해서 풀어놓은 글을 읽기에는 많이 힘들었다. 같은 물음표를 가지고 있는 그가 본인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성경을 공부해 알게되었다라는 것이 공감하기가 힘들어서 읽다가 중간엔 빠르게 넘기곤했다.

결론은, ...믿음이 없는 사람은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할 수없다는 것이다. 같은 물음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서 반가웠지만, 공감할 수없어서 안타까운 그런 책이었다. 여전히 나는 왜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끊임없이 한다. 언젠가 나도 성경을 읽으면서 답을 찾을 수 있을 날이 오려나...

 

 

무엇을 위해 살죠?